안나 김Anna Kim의  ‘단비(Danbi Leads The School Parade)’ 그림동화책을 아마존에서 주문해서 읽었다. 그림책은 부모를 따라 낯선 미국에 이민 온 단비가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날로 시작한다. On the first day of my new school on America. My heart beat:Boom Boom.

콩닥 거리는 가슴으로 학교에 가서는 칠판에 한글로 이름을 적는다 ‘단비’. 모든게 낯설다. 노래도 춤도 게임도. 집에 온 단비는 시무룩 하다. “아무도 나하고 놀지 않아” 하지만 포기할 단비가 아니다. 엄마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도시락 뚜껑 열면서 시작된 친구 사귀기 탐색전 퍼레이드. 젖가락과 스트로우. 송편과 오레오쿠키. 단비는 알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내 세상을 열면 그들의 세상이 나에게도 열린다는 것을.

”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는 비명소리와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서로 옷을 붙잡고 끌어당기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 찰거머리처럼 땅바닥에 납작 붙어있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끄집어내려고 금 바로 앞에 서서 있는 대로 팔을 뻗어대는 아이들, 금을 밟았다, 안 밟았다, 내가 봤다, 아니다 하며 목청을 높이면서 시시비비를 따지고 있는 아이들, 무릎이 까지고 팔꿈치가 까져서 피가 흐르다가 그대로 마르고, 그랬던 사실조차 모르고 정신없이 놀이에만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 옷이 찢어지고, 겨드랑이가 터지고, 고무신이 벗겨지고, 구슬도 딱지도 몽당연필도 바늘 없는 뿔 주사기도 떨어지고… (최성철. 놀이의 천국중에서)

우리도 단비처럼 놀이를 통해서 친구를 사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밥 먹으러 오라고 할 때 까지 놀이에 흠뻑 빠졌었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 애들은 ‘혼자서’ 잘 논다. 그런데 팬데믹이 숟가락 하나를 더 얹었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한 7월의 마지막 날, 동네 꼬마들의 떠드는 소리는 전설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우리말 중에 사람 노릇  형 노릇 이라는 말의 노릇이 바로 놀이를 뜻한다. 애나 어른이나 잘 놀아야 되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옛날 처럼 일도 많이 안하면서 잘 놀지도 않는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는 단비의 작가 안나 김씨는 12세에 이민와 심리학을 전공했다는데 언젠가 방송에서 들은 범죄 심리학자 얘기가 생각난다. 싸이코 패쓰에 대한 놀라운 연구 결과중에 하나가 그들의  어린시절에 놀이가 빠져 있다는 것이라고.


↑. 물장구 치고 다람쥐 잡던 어린시절~  Playground in my Mind – Clint Holmes
↓.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  Il Balo Del Qua Qua (꽥꽥이 오리의 춤)- Al Bano & Romina Power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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