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9일 오전 9시9분에는 천년에 한번 오는 길일 이라며 결혼식이 줄줄이 이어졌다. 지구 멸망설도 있었다. 분명한 건 그날 결혼한 부부들이 잘사는지 못사는지는 모르지만 지구는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다.  2022222일 화요일. 두 단어의 발음도 비슷한 Twosday Tuesday.  23년전 그날 처럼 여기저기에 의미를 갖다 붙이며 2 22 장사를 하고 있다.

모닝쇼에 출연한 한 점성가는 2 라는 숫자는 균형과 조화를 상징하며 그 에너지는 파트너쉽에서 힘을 발휘하므로 인생에서 만들고 싶은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올해의 가장 로맨틱한 날은 발렌타인즈 데이가 아니라 바로 오늘이니 잘해보라고 선남선녀를 부추긴다. 그리고 222일 오후 222분 바로! 그 시각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됐다’며 러시아 제재 관련 대국민 연설을 시작했다. 의 미 심 장 하 다 고 할까?

영화 SOUL에 나오는  태어나기전 영혼 22는 한마디로 문제적 영혼이였다. 매사에 의욕과 관심이 없었다. 그의 영혼에 붙은 넘버 22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catch -22에서 따왔다.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하고 ‘태어나기 싫어’를 입에 달고 다니던 영혼 22는 주인공 조의 몸 속으로 들어와 지구 여행을 하게 된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다양한 이들을 만나면서 삶의 소중한 의미를 알게 된 그는 ‘사람으로 태어나 살고 싶다’고 말한다.

늧겨울비 혹은 이른 봄비가 투둑투둑 내리는 2022/2/22. 침공인듯 침공 아닌 침공 같은 정치 썸을 타는 푸틴처럼, 우린 여전히 팬데믹 catch 22속에 있다.  그러는 사이 목련으로 태어나 살고 싶은 목련, 개나리로 태어나 노랗게 살고 싶은 개나리가 하루가 다르게 생명의 의미를 부여한다.

카톡! 메세지가 뜬다. <2순간 0원히 2대로 2렇게 2만남 2인연 2어 갑시다>. 하여튼 잘도 갖다 붙인다. 사람은 의미를 찾는 동물. 길고 긴 코로나로  일상에 생긴 욕창 부위에는 어떤 의미를 붙혀야 포슬포슬해질까 궁리하는 2 22. 3월이 보인다.


재즈뮤지션 존 바티스트Jon Batiste의 손 끝으로 다시 듣는 “It’s  all right”.
1963년  커티스 메이필드Cutis Mayfield 작곡 The Impressions가 발표한 고전.


지난 2018년 11월에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이후 3년여만의 컴백이자 솔로 뮤지션으로서 보여주는 첫 앨범 ‘공중부양’이 2022년 2월 22일에 발매 되었다. 장기하는 음반소개에서 < 뭘 잘못한 건지 모르고, 얼마나 갈지 모르고, 부러움을 모르고, 가만 있으면 그만이고, 결국 다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 디딜 땅을 잃은 채 둥둥 뜬 삶>이라 했다. 다섯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부럽지 않아‘는 세번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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