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시절엔 묵은지 냄새로 봄이 가까이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장김치에서 꿰꿰한 군둥내가 나기 시작 하면 제일 먼저 마당 에는 잡초가, 지붕 구석에는 파리가, 창 틀엔 개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묵은지 냄새는 없지만 미국에서도 봄 첫 개시손님은  잡초 파리 개미다.그야말로 길 닦아 놓으니 거지가 먼저 지나가는 격이다.

봄 눈이 살짝 내린 아침. TV 모닝쇼에서 흘러나오는 USPS(미 우정국)  CM송이 향수를 자극한다. 그 곡은 고리짝 옛날에 ‘삼천리 금수강산 너도 나도 유람하세’로 시작해서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지만 구경 한번 잘했네’ 로 끝나는 서수남 하청일이 부른 <팔도유람> 의 원곡  I’ve been everywhere 이다.

노래 속의 남자는 네바다주의 모래 먼지로 유명한 위네뮤카Winnemucca 길을 걷다가 차를 얻어 탄다. 라이드를 제공한 운전기사는 ‘이렇게 모래와 먼지가 많이 날리는 길 본 적 있소?’ 라고 묻자 히짜를 뽑으며 ‘난 이 땅의 모든 거리를 다 밟아봤다우’ 하면서 그가 다녀 본 도시이름을 속사포 쏘듯 줄줄 읊어대는데…

1절: 르노Reno, 시카고Chicago, 파고Fargo, 미네소타Minnesota, 버팔로Buffalo, 토론토Toronto, 윈슬로우 Winslow, 사라소타Sarasota, 위치타Wichita, 털사Tulsa, 오타와Ottawa, 오클라호마Oklahoma, 탬파Tampa, 파나마Panama, 매타와Mattawa, 라 팔로마La Paloma, 뱅골Bangor, 볼티모어Baltimore, 살바도르 Salvador, 아마릴로Amarillo, 토코필라Tocapillo, 배렌퀼라Baranquilla, and 파딜라Perdilla,I’m a killer 

2절: I’ve been to 보스톤Boston,챨스톤 Charleston, 데이톤Dayton, 루이지애나Louisiana, 워싱톤Washington, 휴스톤Houston, 킹스톤Kingston, 택사카나Texarkana, 몬트레이Monterey, 페러데이Faraday, 산타 페Santa Fe, 탈라푸사Tallapoosa, 글렌 락Glen Rock, 블랙 롹Black Rock, 리틀 롹Little Rock, 오스칼루사Oskaloosa, 테네시Tennessee to 헤네시Hennesse, 치코피Chicopee, 스피리트 레이크Spirit Lake, 그랜드 레이크Grand Lake, 데블스 레이크Devils Lake, 크레이터 레이크Crater Lake, for Pete’s sake

3절:I’ve been to 루이빌Louisville, 내쉬빌Nashville, 녹스빌Knoxville, 옴바비카Ombabika, 셰퍼빌Schefferville, 잭슨빌Jacksonville, 워터빌Waterville, 코스타리카Costa Rica, 핏츠필드Pittsfield, 스프링필드Springfield, 베이커필드Bakersfield, 셰례브포트Shreveport, 해캔색Hackensack, 캐딜락Cadillac, 폰듀랙Fond du Lac, 데이븐포트Davenport, 아이다호Idaho, 젤리코Jellico, 아르헨티나Argentina, 다이아몬티나Diamantina, 파사데나Pasadena, 카탤리나Catalina, see what I mean

4절:I’ve been to 피츠버그Pittsburgh, 파커스버그Parkersburg, 그레이벌버그Gravelburg, 콜로라도Colorado, 엘렌스버그Ellensburg, 렉스버그Rexburg, 빅스버그Vicksburg, 엘도라도El Dorado, 라리모어Larimore, 아트모어Atmore, 하버스트로Haverstraw, 채타니카Chatanika, 챠스카Chaska, 네브라스카Nebraska, 알라스카Alaska, 오펠리카Opelika, 바라부Baraboo, 워터루Waterloo, 칼라마주Kalamazoo, 캔사스시티Kansas City, 수 시티Sioux City, 시더 시티Cedar City, 닷지 시티Dodge City, what a pity

.USPS 광고는 4절에 나오는 도시를 열거한다. 버그로 음율을 맞추었다. 피츠버그Pittsburgh, 파커스버그Parkersburg, 그레이벌버그Gravelburg,  엘렌스버그Ellensburg, 렉스버그Rexburg, 빅스버그Vicksburg.

백신접종 카드 확인이나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 되어가는 뉴스에 기대감이 생긴다. 버그Bug에 걸린 컴퓨터 처럼 평범한 일상에 버퍼링을 일으킨 팬데믹으로 부터 드디어 벗어 나는 건가? 그렇게 된다면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 컴 클릭질을 접고 당장 떠날것이다. 노래 속에 저 남자 만큼은 아니여도 이 burg 저 city를 쏘다니며 노 마스크 코에 Free한 바람을 무자비 하게 집어 넣을거다. 2년 전에 그 익숙한 묵은지 일상으로 복귀 할 수 있다면  잡초개미파리도 웰컴웰컴이다. 어디로 갈까? 누구하고 떠날까? 생각만으로도 코평수가 빵빵해진다.

Author 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