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분노의 순간이 있다. 나중에 후회하는 한이 있어도 당장은 분노 대상을 왕창 들이받고 싶을 때 말이다. <와일드 테일즈—참을 수 없는 순간>은 분노 게이지가 상승해 꼭지가 돌은 분노 조절 포기자들의 이야기다. 연결성이 전혀 없는 6개의 단편 영화를 묶어 만든 옴니버스 블랙 코미디 영화로 분노 자체가 코미디이고 스릴러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오랫동안 칼을 갈았던 분노 대상을 한 비행기에 모아 놓고 무시무시한 복수극을 벌인다. 두번째는 심야식당에서 우연히 손님으로 온 아버지의 원수와 마주 친 웨이트리스의 쥐약 복수. 세 번째는 뉴스에 종종 나오는 보복 운전이야기. 네번째 <합법주차 불법견인>은 앞 뒤 꽉 막혀 융통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공무원과 실랑이를 하면서 울화통이 터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이 갈 에피소드. 다섯 번째는 아들의 뺑소니 사고를 덮으려고 매수를 흥정하는 아버지와 이 과정에서 돈냄새를 맡은 변호사 검사 정원사의 치졸함이 불러온 분노. 마지막 에피소드는 <이판사판 결혼식>배우자의 외도와 거짓 때문에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을 난장판으로 바꾼 분노.

영화는 한마디로 너 죽고 나 죽자 식이고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다. 통제력을 잃은 통쾌함과 자극적인 복수극에 짜릿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주는 한편 타인에게 분노를 분노로 돌려주는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짓인지 암시한다. 데미안 스지프론Damián Szifron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동물은 어쩔 수 없는 본능의 저주를 받습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우리는 투쟁/도피 반응이 있기는 하지만 그 대가를 엄청나게 치룹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을 억제하는 좌절감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폭발합니다. 이 영화는 그 폭발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우리는 그들이 왜 그러는지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른바 비논리적이거나 야만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읽을 때마다 내게는 그 사람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겁니다. ”

“An animal can’t, and is condemned to its instincts. In contrast, we have a fight or flee mechanism, but it comes with a very high cost. Most of us live with the frustration of having to repress oneself, but some people explode. This is a movie about those who explode, and we can all understand why they do. Any time I read about someone who has committed a supposedly irrational or barbarous act, that person doesn’t feel foreign to me.

세계 영화제 및 시상식 23개 부문에서 수상, 칸 영화제를 비롯 3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한 이 영화의 원제는<Relatos salvajes> 해석하면 야생이야기, 영문 제목은 <Wild Tales>. 한국 제목은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2014년도 영화로 미국에서 상영된 아르헨티나 영화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 러닝 타임은 122분.

  에스더하재단 제5회 분노조절세미나 


Fly Me to the Moon: 프랑크 시나트라를 얼른 떠올리게 되는 Fly to the moon. 영화에서는 소울 음악계의 거장인 바비 워맥Bobby Womack의 곡을 사용했다.

 

 

 

 

 

 

 

 

Author 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