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날씨에게 해드라인을 넘겼다. 폭염 폭우 극심한 가뭄. 중간은 없다. 심하게 넘치거나 턱없이 모자란다.  폭우도 폭우지만  뉴스꺼리를 몰고 오는 최악은 가뭄이다. 가뭄으로 드러난 강바닥에서 서먹한 과거를 본다.

600년전에 제작된 양쯔강의 부처 조각상. 2차대전 때 침몰했던 독일 군함들을 보여준 푸른 다뉴브 강바닥. 무려 7000년이나 묵혀진 스페인의 스톤헨지 고인돌. 미 서부에서는 50년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드럼통에 담긴채 발견 됐다. 뉴욕도 가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조만간 뉴요커들을 놀라게 할 ‘It‘이 센츄럴 공원 호수바닥에서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를일이다.

오늘도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인 가운데 결국 내가 살고 있는 카운티가 뉴욕에서 제일 먼저 절수령을 내렸다. 잔디에 물은 일주일에 두 번만 줄 수 있다. 잔디는 날마다 스프링클러를 돌려도 이미 버짐 먹은것 처럼 누렇게 된 곳이 늘어나고 있다. 제라늄, 나팔꽃, 화려한 잎의 콜레우스Coleus, 매일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일일초madagascar periwinkle등의 일년생 꽃은 물론이거니와 수국과 개나리 버터플라이 부쉬 같이 제법 뿌리가 깊은 다년생들도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축 늘어져 있다. 큰일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리싸이클  박스에 모아두었던 1갤론 짜리 김치통과 생수병, 생강술을 만들기 위해 산  ‘대꼬리’ 펫트 소주병을 주방으로 가져왔다. 그 통과 병에 식재료 씻은 물과 설겆이 마지막 물을 모아 사용하기로 했다.  물을 모으는 작업은 번거롭다. 그러나 빈 물통속으로 들어가는 ‘버려질 뻔한 물‘의 양을 보면 지금껏 무심히 흘려보낸 물에 대한 죄의식이 성가신 생각을 밀어낸다.

*에마봅백이 그랬지 친구는 계절의 보살핌이 필요한 일년생 화초, 가족은 부재와 방치의 가뭄을 견디며 해마나 피어나는 다년생. 정원은 그들을 위한 공간이다.  ‘Friends are “annuals” that need seasonal nurturing to bear blossoms. Family is a “perennial” that comes up year after year, enduring the droughts of absence and neglect. There’s a place in the garden for both of them

먼훗날, 그러니까 내가 지구정원에 존재 하지 않는 그 때, 마침 지금 같은 가뭄이 들어 강이 바닥을 드러낸다면, 미래의 일년생 다년생들은 무엇을 가지고 수군 거릴까? 굳이 사서 귀찮아졌는데 ‘착한 일’을 한 것 처럼 기분이 좋다. 진작 그랬어야 했다.  물 재활용이란 ‘기뜩한 생각’ 사이로 눈치 없는 바작한 바람이 분다.

*에마봅백Erma Bombeck.코메디언. 유모 컬럼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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