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과 나의 이민생활은 분리가 불가능하다.
10월에 이민을 왔고 영주권 시민권이 나왔다.
이민이야 날자를 정해 작정하고 왔다지만
영주권 시민권이 10월과 엮인게 묘하다.
게다가 난 음력 10월생이 아닌가.

그 운명적인 나의 10월은 미국에 오면서
늘 으스스하게 막을 내린다.

공포와 협박이 마음놓고 화려하게 활약하는  할로윈날에
나의 공포들을 생각한다
그 중 하나는   ” NO PERMIT” 이다.
사랑이든 취직, 식사모임, 블로그 로그인 혹은 주차든
자격이 없다고 하면  창피하고 서운하고 같잖아서 무섭다.

그래서인가?
나뭇잎도 더 이상 나무가지에 있을 수 없다고 통보 받으면
얼굴 버~얼게 가지고  황달끼가 돌면서 떨어지는 모양이다.


찬끼가 목덜미를 스치는 “또” 시월의 마지막 날에
이용의 잊혀진계절은  소리내어 부르고
혁오의 <When October Goes>와
메리 홉킨스의  <Weaver of Moonbeam>은 청해 듣는다.
기형도의 시 <10월>의 중간쯤을 떠올리면서


(중략)
한때 절망이 내 삶의 전부였던 적이 있었다
그 절망의 내용조차 잊어버린 지금
나는 내 삶의 일부분도 알지 못한다
이미 대지의 맛에 익숙해진 나뭇잎들은
내 초라한 위기의 발목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오오, 그리운 생각들이란 얼마나 죽음의 편에 서 있는가
그러나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아무런 잘못도 없다 . / 기형도시인의 10월 중에서.

Author mscom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