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뒤적뒤적하다가 바퀴벌레를 먹는 먹방을 우연히 보았다. 잉 바퀴벌레? 징그럽고 더럽다는 생각에 얼른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 버렸다. 아무리 단백질이 풍부해 미래의 식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싫다.

바퀴벌레가 협오의 아이콘이 된것은  더러운 물이 가득한 하수구나 쓰레기 더미에서 주로 발견되기 때문에 불결하다는 편견이 생긴거라 한다. 의외로  바퀴벌레는 고양이 처럼 끊임없이 자신의 몸을 구석구석 핥는 결벽증이 있다.  인간과 접촉한 후에는 께름직?해서 인지 더욱 격렬하게 자신의 몸을 핥는다나? 그러니까 우리가 바이러스에 걸릴까봐 열심히 손 씻는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따지고보면 인간의 멘토가 바퀴벌레라 할 수도 있다. 지구 데뷰 경력이 무려 3억5천만년 이니 고작 십만년만 밖에 안되는 인류에게는 대선배님 이시다. 가장 오래 살아남는 종이 가장 진화 된 것이라는 말처럼 바퀴벌레는 강한 생존력과 적응력으로 인간의 모범이 되어 왔다.

사형집행직전 감형이 되어 10여년간  유형생활을 했던 도스트 예프스키는  열악한 급식, 혹한과 혹서, 동상, 빈대와 벼룩 악취 등등 모든 것에 적응했다. 그리고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인간은 불사신이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다. 나는 이것이 인간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라 생각한다.”

바퀴벌레의 멘티답게 2020년을 잘 버티고 있는 우리들, 참 대단하고 대견하다. 말로는 “적응 안돼” 엄살을 부리면서도 “불사신’ 답게 처음 만나는 이 괴기한 상황에 잘 적응 하고 있다.  한마디로 멘탈 갑! 다 됐다. 이제 마스크 쓰는게 그리 불편하지 않다.거리두기는 근육이 척척 알아서 멀치 감치 인간을 회피한다. 불사신 인간으로서 !!(목소리 높이고)존엄을 지키며 왈왈왈왈. 결론은 단단한 멘탈 갑으로서  갑질은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우리끼리는 갑중의 갑 홀로 투게더!

트리오 로스 판초스Trio Los Panchos -La Cucaracha(바퀴벌레).

병정들이 전진한다 이 마을 저 마을 지나 /소꼽놀이 어린이들 뛰어와서 쳐다보며 /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아 바퀴벌레 아 바퀴벌레 아름다운 그얼굴,  아 바퀴벌레 아 바퀴벌레 그립다 그얼굴.

15세기말에 만들어진 스페인 민요가  스페인의 라틴 아메리카 침략과 함께 멕시코에 전래 됐다. 훗날 이 노래는 멕시코 농민의 혁명가요가 된다. 멕시코 민중들의 삶이 바퀴벌레처럼 짓밟히면서도 생명력이 강했기에 그렇게 불렸다는 설과  농민 혁명군 사령관인 판쵸빌라가 타고 다니던 차가 바퀴벌레 같이 생겨서 라는 설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동학혁명을 노래한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멕시코 음악 하면 마리아치로 들어 보는게 기본. 유네스코에 세계 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Mariachi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멕시코 전통 의상인 차로를 입은 악사들이 연주하고 노래하는 멕시코 전통음악과 악단을 통칭하는 말.


영화 빠삐용Papillon을 패러디한 추억의 바퀴벌레 광고 – 바퀴벌레를 먹고 살아남은 탈옥수 빠삐용.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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