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이날치? 처음엔 생선에 성을 붙였는줄 알았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요즘엔 뒤늦게 발견한 이 두 곡을 듣는 재미에 산다. 날 냄새 나는 이 팀들의 영상을 보노라면 스트레스가 “좌르르르” 흩어진다. 흥이 내려오고 내 속 깊은 속에 감춰진 날짐생이 밖으로 튀어나와 홍앵앵한다.

이날치는 민요가락과 퀴어패션, 록 사운드를 결합한 정체가 수상한 그룹 “씽씽’의 리더 로 NPR(미 공영방송)의 Tiny Desk Concert를 뒤집어 놓은 장영규가 조직한 새 그룹, 수궁가를 부르는 동안 노라조의 백댄서를 연상시키는 현대무용이 난장판을 벌인다. 이날치란 이름은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에게서 따왔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누에머리를 흔들며 양 귀 찌어지고
몸은 얼쑹덜쑹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동아같은 뒷다리. 전동 같은 앞다리 쇠낫 같은 발톱으로
엄동설한 백설 격으로
잔디 뿌리 왕모래를 좌르르르 흩으며
주홍 입 쩍 벌리고
“홍앵앵’ 허는 소리 산천이 진동.
‘홍앵앵’하는 소리 강산이 뒤눕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양가래의 가발을 쓰고  숯검댕이 눈썹, 두꺼운 콧수염 ,역도 선수들이 허리에 차는 리프팅 벨트, 싸구려 선글래스를 쓴 이 남자는 뭐래? 한국 남성을 희화화 했다는 이희문. 판소리에 재즈의 옷을 입힌 잡가는 그야말로 잡스런 분장으로 더 흥미진진하다. 잡가는 주로 소리꾼들이 부르던 전문적인 노래다. 잡가는 소리꾼들이 목 자랑 숨자랑 하던 노래다 보니 즉흑성이 강조가 된다.  4인조 재즈밴드 프렐류드와 함께 작업한 <한국 남자> 2집에 수록 된 제비가는 바로 즉흥성=재즈인 재즈풍 으로 나를 후린다.

만첩산 늙은 범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에 어르고 노닌다.
광풍에 낙엽처럼 벽허둥둥 떠나간다.
일락 서산 해는 뚝 떨어져
월출동령에 달이 솟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복희씨 맺은 그물을 두루쳐 매고서 나간다.
망당산으로 나간다 우이여어허허 어이구
저 제비 네 어디로 달아나노

⇔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퍼포머 

⇒ 전통에 그루브를 담았다. 힙한 판소리 들려주는 이날치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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