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살거나 뉴욕으로 여행을 온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사진을 한 장 쯤은 갖고 있으시죠?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위해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동안 필림 카메라로 월드 트레이드 쎈타를 뒷배경으로 넣어 찍은 사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진은 십중팔구 스마트 폰이 아니라 두툼한 앨범속에 있고 그 사진을 들여다 볼때  이런 말도 했을 겁니다. 나도 이때는 젊고 싱싱했는데…,,

미국도 그렇습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 46분 까지는., 허지만 뉴욕의 앞이빨 두개가 빠진 날 이후 미국은 옛날 우리가 알던 미국이 아닙니다. 그날 저는 떨리고 두려운 목소리로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공포를  생중계 방송 했습니다.

폐허로 변해 버린 당시의 그라운드 제로는 마치 한국을 떠나올 때 제가 일하던 여의도 KBS 광장 같았습니다. “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 ” “누가 이사람 본 적 있나요?”

한인 희생자중 오하이오 출신으로  당당하게  뉴요커들과 일하다  세상을 떠난 크리스티나 육의 아버지를 기억합니다. 그는  딸을 볼 때 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딱 9.11 그 날 까지. 어느해  그 분을 인터뷰 했었는데 .. 그는 꿈도 없고 희망도 없고 그냥 산다고 했습니다.

또다시  9월 11일. 아침 출근길에 오른쪽으로 보이던 뉴욕의 앞이빨 대신에 이제는 거대한 또다른 건물이 웅장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도 뉴욕이 그렇게 웅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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