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좀 살아본 사람은 알죠. 9월은 태풍의 달이라는 것. 태풍은 직접 뉴욕일원을 히트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후로리다에 상륙해 위력을 과시한 다음
조폭처럼  치고 받고 주먹질하면서  “구역”를 넓힙니다.  
올해는 어마무시한 후로리다의 “어마”와  택사스”하비”로 미국이 쩔쩔맵니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키 큰 나무들이 ‘어깨파건달 다리 떨듯’ 흔들리는 일요일에 서울 마포구의 한 고급 호텔을 홍보해 주는 대가로 1년간 객실 제공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폐북에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최영미 시인의 시가 생각납니다.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엽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 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뒷부분 생략)

바람 한번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사이
저는 의학세미나 13번째를 준비합니다.
후로리다 해안을 쑤시고 엎어치고 들어다 놨다 하는  허리케인처럼
그사람때문에 내 의자때문에 냉장고 때문에
가끔씩 당신과 내 배 속도 한겨울 폭풍이였다 봄이였다 하겠지요.
23년만에 아침 프로그램 내려놓고  세미나를 준비하는 지금
저의 뱃속 장기 계절이 궁금해 죽겠습니다.

 

 

Author mscom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