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이니까 노동을 해야지. 촐싹거리는 트롯트 노동요를 들으면서 밀린 일을 한다. 노동요는 해도 표시가 않나면서 해도 또 할 일이 보이는 허드레 집안 일을 할 때 좋은 친구다.

노동요는 단어 그대로 일을 할 때 부르는 노래다. 인류가 집단으로 모여 일을 하기 시작한 농경시대 때부터 노래를 부르면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지루함을 달램으로써 일의 능률을 올리고자 하는데서 출발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세노야 세노야는 어부들이 부르던 노동요를  고은 시인이 시를 쓰고 곡을 만든 최초의 가요 노동요 였다. 음악 장르의 하나인 블루스는  미국에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하루 16시간이 넘는 엄청난 노동의 힘든 삶을 이어 가면서 불렀던 노동요에서 출발했다.

군대에서  행군을 하거나 구보를 할 때 부르는 cadence는 미제 군대 노동요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군가는  조국에 대한 충성, 전우애가 들어 있어 진지하고, 비장하지만 미군들의 케이던스에는 그런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군대 생활에 대한 풍자, 성적인 농담 같은 가볍고 재미 있는 내용으로 자유분방하다.

요즘 유행하는 깨방정 노동요

최근 노동요의 유행은  2018년도에  유튜브에 업로드된 노동요 영상 하나가 갑작스럽게 뜨면서 시작되었다.  뜬금없이 세서미 스트리트의 엘모가 핵폭발을 보고 있는 영상은 50분 동안 아이돌 노래중  중독성이 강한 빠른 비트 곡들이 1.75배속 으로 이어서 나온다. 그 이후 이마트의 해피토크 로고송.7080 팝송 3시간메들리,등 다양한 장르의 노동요가 유튜브에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부분의 노동요는 특정 음악이나 노래를 30분 1시간  3시간 이런 식으로 길게 반복하는 영상들이 많다. 일단 틀어놓기만 하면 딱히 다른 음악으로 바꿀 필요가 없으며 노동할때 음악이 끊어질 걱정 안해도 된다.

소설가 김훈은 ‘기자를 보면 기자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 같은건 노동 때문에 망가진 것이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와야 성공한것이다.’라고 했다.

코로나와 전쟁을 치루는 가운데 맞이한 노동절은 작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법정 노동시간을 훌쩍 넘기며 회사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동요 까지 부르면서 힘들게 일하지만 연휴가 끝나면 돌아갈 직장이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Furlough’ ‘layoff’의 단어가 낙엽처럼 떨어지는 2020년 노동절은 더이상 작업노동요를 부를 필요가 없는 직장인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가슴에 묵직한 덩어리가 얹힌채 신선한 가을을 맞는 이 고구마 같은 2020년 노동절에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을 가을 노동요로 공유 하고 싶다.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쉴수 있고, 날 위해 부서진 햇살을 보고,  다시 가다보면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어느날 그 모든 일들을 감사해 하겠지 하는 가사내용에 기대면서.

Happy Labor Day!


강산에 /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처럼  / 그 언제서 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 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여러 갈래중 만약에 이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돌아서/갈 수밖에 없는 꼬부라진 길일지라도 딱딱해진 발바닥/걸어걸어걸어 가다보면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난 쉴수 있겠지


양희은 / 세노야 세노야: 최초의 노동 대중가요


1990년에 상영된 영화 Cadence에서 Chain Gang을 노동요로 부르는 장면. 찰리쉰, 마틴쉰 쉰부자가 연출하고 주연한 영화. 우리나라에서는 <병창투쟁>이란 제목으로 상영되었다, 군대내에서의 인종차별적 형태를 그린 영화.

이마트 광고 인데 왜 듣게 되는지 들으면 계속 듣게 되는 중독성 강한 이마트 노동요.
찰랑 거리는 빠른 곡 말고 옛감성을 자극하는 메들리도 훌륭한 노동요.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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