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전공하는 친구 한테 들은 얘기인데  대체적으로 영국영화는 새드 엔딩이 많은 반면 할리우드 영화는 압도적으로 해피엔딩을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영국은 잦은 안개와 비의 나라이고 캘리포니아는 사시사철 맑고 쾌청한 날씨를 가지고 있는 차이일까? 아니면 아메리칸 라이프는 잘 먹고 잘 산다는 고정관념 때문일까?

캘리포니아 몬트레이 카운티 사는 한 동포의 글을 SNS에서 읽었다. ” 가을과 같은 쾌적한 날씨 덕분에 그동안 냉방난방 같은 것은 신경 안쓰고 살았다. 그런데 이번에 느닷없이 찾아온 폭염으로 선풍기를 사러 갔더니 솔드 아웃이다.  공기가 나뻐서 창문도 못 여는데 공기청정기도 다 나가고 없었다. 선풍기도 없이 신문으로 부채질을 하며 오래 전 미국에 이민 올 때 가졌던 아메리칸 드림이 생각 나 쓴웃음이 절로 나온다.  지난 봄에는 마스크를 살 수 없어 절망했고 지금은 선풍기를 살 수 없어 황당하다. 다음은 또 무엇으로 나를 놀라게 할 건가.”

내 동생도 캘리포니아에 사는데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냉난방과 무관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에어콘을 켰는데 고장이 나 있었다고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한 번도 에어콘을 틀은 적이 없어서 언제 맛이 갔는지 모른다고 했다. 다행히 동생은 선풍기는 있었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요즘 흔하게 읽힌다.  근래에는 ‘해피’를 기피하는 뉴스를 찾는게 훨씬 쉽다. 오늘 해드라인만 봐도 그렇다. 열대성 폭풍 마르코Marco와 로라Laura가 멕시코만으로 이동하면서 지난 150년 동안 전례 없었던 쌍둥이 허리케인이 월요일 밤 부터 텍사스나 루이지애나 쪽으로 상륙 할 거 라는 예측. 서울 면적의 6배를 태우면서  맹렬하게 타오르는 캘리포니아 산불, 감소추세에 들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하루 3만명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현실.


(WMUR.COM)

그래도 우리는 본능적으로 해피 엔딩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위의 사진을 보라. 루이지애나의 한 상점 주인이 허리케인을 소식을 듣고 가게 유리창에 판자를 붙이는데 판자에서는 트롬펫이 연주되고 있다.

오늘 아침 경향신문에 실린 사진가 조명동씨(76·전 경향신문 사진부장)가 미국 뉴욕을 소재로 한 사진에세이집 ‘뉴욕, 그 기억의 조각들’을 출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뉴욕은 수 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이 만든 도시다. 이민자의 힘, 그들이 공존하면서 다양함을 하나로 녹여 내는 그 힘으로 만든 도시. 금융, 상업, 문화 핵심 도시가 뉴욕의 맨해튼이다. 미국엔 이제 아메리칸 드림이 없어졌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어느 나라던 한 국가 안엔 모두 잘 살고 있지 않다.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으며 비극적 삶을 살다가 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아메리칸 드림의 환상을 걷어내고 백인 중산층 가족의 풍요로운 생활 이면에 미국의 어두운 실상만 찾으려고 한다면 비극적 요소는 많을 것이다. 그래도 세계인은 미국을 찾는다. 그래도 아메리칸 드림은 유효하다.”  조명동 사진에세이 – 뉴욕, 그 기억의 조각들 중에서

미국에 살지도 않는 사진작가의 말에 위로를 받는다. “그래도 세계인은 미국을 찾는다. 그래도 아메리칸 드림은 유효하다”.

며칠전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요즘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더라 했더니 “그래도 여긴 황사는 없잖아 . 한국은 코로나가 끝나도 황사때문에 계속 마스크 써야해.” 했다. 이런 말에도 안심이 된다. 어처구니 없게도. 매우 이기적이게도.

.
보컬 하모니가 일품인 The Mamas & The Papas California Dreamin” 춥고 삭막한 도시 뉴욕을 떠나 따뜻하고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 캘리포니아로 가고 싶어하지만 뭔가에 얽매여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의 심정을 표현한 노래 1960년대에는  젊은이들의 꿈과 낭만을 노래한  히피족 찬가로 불리었다.


호세 팰리시아노의 기타를 쫒아가며 듣는 캘리포니아의 꿈.


마마와 파파가 우울한 내용을 경쾌한 하모니로 풀어냈다면 시아는 우울한 가사를 매우 비장하게 불렀다.

Author mscom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