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이효석.메밀꽃 필 무렵)

가을의 들머리인 9월에 ‘메밀꽃 필 무렵’ 이 되면 빛과 그림자는 균형을 잡는다. 추분이다. 미국에 살아보니 사계중 가을이 가장 미국적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을의 매력에 헬스매거진에 건강팁을 얹어 보았다.

1. 가을이 바삭 바삭 해지면 삶이 다시 시작 됩니다.” 에프. 스콧 피츠 제럴드
갖 구운 이태리 전병 피젤Pizzelle의 첫 맛과도 같은 아삭아삭한 공기.딱 요맘때만 느낄 수 있는 감촉. 한적한 공간에 하늘은  더없이 푸르르다. 가을에는 숨을 쉬는 지극히 평범한 행동조차  흥미롭다. 차거운 공기를 들이 마시고 내쉴 때마다 볼 수 있는 내 숨. 휴. 살아있다.

(게다가)브레인 포그(Brain fog) 증상이 사라진다. 브레인 포그란 머릿속이 안개처럼 뿌옇게 되어 생각과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한 여름의 더위로 인해 이러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증상에서 벗어나 다시 뇌를 활발하게 만든다고 한다.

(게다가 추가)더 깊게 잠든다  가을로 접어들면 낮의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우리가 받아들이는 햇빛의 양도 감소한다.이에 따라 우리의 활동 주기에도 변화가 생겨 우리는 더 일찍 졸리게 된다. 또한 다소 낮은 기온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

2. “겨울은 동판화, 봄은 수채화, 여름은 유화, 그리고 가을은 모든 것들의  모자이크 그림이다.” 스탠리 호로위츠
여름에는 그 나무가 그 나무가 같았는데 가을이 오니 다른애 들이다.  아디론댁(Adirondack)이나 베어 마운틴은 물론 이거니와 브롱스 파크웨이나 루트17번을 따라 북쪽으로 1시간만 운전해도 가슴은 가을색으로 물들어 버린다.  낙엽꼬치구이, 낙엽축구공, 낙엽 눈싸움, 낙엽 코팅, 낙엽 책갈피 만들기, 낙엽 침대와 이불, 낙엽 배, 낙엽 왕관만들기…. 땅에 떨어진 색스런 잎과 노는 ‘낙엽놀이’는 최고의 3N 놀이.(NO 돈, NO나이,NO 성별)

(게다가)가을의 색들이 정신건강을 증진시킨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땐 바깥에 나가 짧은 산책을 즐기는 것이 좋다. 비타민D가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밝은 색깔의 잎들을 보는 것이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3.사과는 빨갛게 익으면 떨어진다 그것은 거짓말, 아니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믿고 싶은 참말.(나태주. 사과는 빨갛게) 

뉴욕 뉴저지 일원의 사과 펌킨 농장에서 애플픽킹과 농장에 파는 신선한 향신료를 구입한다. 농장에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생가을사진’ 많이 나온다. 저절로 추억을 쌓는 힐링타임.

(게다가)계절 향신료가 건강에 좋다. 가을하면 생강이나 계피, 육두구(Nutmeg) 등의 계절 향신료를 빼놓을 수 없다. 이 향신료들은 음식의 풍미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좋다, 육두구는 세균을 죽이는 성분을 가지고 있고 계피와 생강은 각각 염증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4. 낡아도 좋은건 가족 사랑 뿐.

미국에서의 가을은 가족 휴가철의 일부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겨울과 크리스마스로 넘어 가기 전에 신학기, 일년 중 유일하게 모든 사람이 원하는만큼 이상하게 될 수 있는 날 할로윈.  금요일밤에 미식축구 경기 함께 보기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가을의 정점인 추수 감사절로 이어진다.

(게다가) 친밀한 가정 에서 자란 사람은 우울증 위험이 낮다.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청소년은 민감하고 취약한 사춘기 시기에 겪는 우울증을 예방하고 추후 성인이 됐을 때의 정신 건강도 증진할 수 있다.

5.”포옹은 부메랑과 같다” 빌 킨.
가을엔 따뜻한 감성의 아이콘들이 라인업을 하고 있다. 스웨터, 부츠, 스카프, 양말, 후디, 핫초코 옆의 책 . 펌킨 스파이스 그리고 어느 계절보다 최고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포옹.

(게다가)사랑하는 주위의 사람들과의 스킨십은  옥시토신의 수치를 높여준다. 한 불쾌지수가 낮아지므로 주위 사람들과 더욱 깊은 유대관계를 쌓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올해는 코로나 덕에 삼삼오오 모여  핏대를 세우며 미식축구를 응원 하거나 단체로 애플 픽킹하러 가기가 어렵다. 게다가 한국처럼 미국추수감사절도 “오지 말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마스크를 안 쓰면 숨도 크게 내쉬지 않는 코로나 가을. 그렇지 않아도 가을은 짧아서 아쉬운데 올해는 더더욱 그리운것들이 많겠다.

‘가을이랬다?’

그냥 하늘이 너무 좋아서 메밀꽃 필무렵의 허생원처럼 툭 뺃어 보았다.


양희은 서유석/ 하늘: 요즘 날마다 타주에 미안할 정도로 높고 푸른 하늘을 볼 때마다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두편의 메밀꽃 필 무렵을 찾아 보았다. 배우중에는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이 많다. 위는 1967년 개봉/ 출연: 박노식, 김지미, 김희갑, 허장강, 도금봉, 이순재.


1982년 TV문학관 / 출연: – 출연자: 김인문, 정진, 이구순, 박경득, 이영, 황범식, 강민호, 이대로, 김시원, 박정웅, 김동완,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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