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애국가냐 ?저속한 세미포르노냐?. BTS의 dynamite를 빌보드차트 1위에서 2위로 끌어내린  WAP에 대한 인기와 비난이 식을 줄을 모른다.

힙합가수 카디 비와 메건 디 스탤론이 함께 한 싱글  “WAP”은 WAP 댄스 챌린지 부터  곡에 대한 반응 유튜브까지 현재 미국에서 제일 뜨거운 노래로 기록 되고 있다.

성적 은유로 가득찬  WAP는  Wet-Ass Pussy 축축하게 젖은 아랫도리란 뜻의 슬랭으로, 제목부터 풀어서 쓰기가 부담이 된다. 여성의 풍만한 가슴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뮤직 비디오는 뱀과 재규어로 가득 찬 방. 이국적인 동물들 사이에서 사탕 색깔의 코르셋을 입고  *트월킹을 하는 외설적인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남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1990년 DJ Frank Ski의 노래 일부분인 Whores in the house(여기 창녀들이 있어) 를 샘플링한 이 곡에서 가사를 편하게 공개 할 수 있는 것은 “I don’t cook, I don’t clean / But let me tell you, how I got this ring,””난 요리 안 해, 청소도 안 해 /하지만 내가  어떻게  이 반지를 얻었는지 알려 주지” 밖에 없다.( RING도 은유적인 성적 표현으로 노래에서 사용이 되기는 한다)


뉴욕 힙합의 본고장인 브롱스 출신 답게 카디 비의 육즙이 줄줄 흐르는 선정성이 높은 라인에 일부 보수층과 부모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LA 제임스 브래들리공화당 의원은 귀에 성수를 부어야 겠다고 했고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이 들을까봐 민망하다면서 협오스럽고 불결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로 적나라한 힙합은 처음, 이게 용인되는 미국사회가 대단, 코로나 때문에 미국이 미쳤다등등으로 놀라워 했다.

그동안 성에 관해 적나라한 곡들이 수도 없이 많은 힙합 역사를 통틀어서도 ‘WAP‘은 수위가 높아도 한창 높은 편이기에 논란은 당연하다. 심지어 카디 비 자신도 X등급 가사 때문에 라디오 방송을 위한 클린 버전을 만드는게 힘들었다고 했다.

페미니즘의 새로운 흐름으로 보는 시각에서는 카디 비가 기존의 여성에게 요구 되어온  순종적인 여성상을 깨는 진보적인 페미니스트라 칭하지만, 페미니스트 조차도 기존의 남성들이 정립한 성적 대상화된 여성성을 벗어나지 못한 채 성적 어필을 재생산 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런 비난 자체가  성차별이라 느낀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신체 부위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부끄럽게 만든다. 남성 뮤지션의 노골적인 성적자랑은 괜찮고 여성이 하면 저속한 것인가?

오늘날 많은 남성 래퍼들은 WAP에서 보여 준 것 이상으로 상세하고 저속한 방식으로 여성 협오, 외설 등을 주제로 노골적인 랩을 한다. 비난은 거의 없다.

카디 비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 너의 힙합은 왜 그렇게 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사람들은 여성의 성에 관한 내용을 듣고 싶어 한다. 여성 래퍼들이 노골적인 야한 가사를 쓰지 않으면 대중은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러니 응원해 주지 않을 거면 우리에게 왜 그런 가사를 쓰느냐 탓하지 말라.”


애덤 브래들리 콜로라도영문과 교수는 힙합은 셰익스피어와 닮았으며 래퍼들은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대중시인이다 라고 ‘힙합의 시학’에서 말한다.

힙합은  범죄 가난 마약이 어슬렁거리는 뉴욕 사우스 브롱스 슬럼가 출신이다. 밑바닥 생활에 잔뼈가 굵은 래퍼들이 돈과 여자 ,마약 ,남근 찬미, 범법, 섹스 등을 소재로 내가 얼마나 나쁜놈인지, 그 위험한 소굴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간증하듯 센척 허풍을 떠는 마초적 공격성이 강하다.

여성래퍼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남성위주 힙합 생태계에서 WAP는 여성에게 금기시 된 표현의 벽을 무너뜨린 가히 혁명적인 선구자적 역할을 한 여주인공으로 기억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다.


바람에 펄럭이는 흰 원피스를 두손으로 누르고 있는 마릴린몬로나 콘 브라의 마돈나도 당시에는 발칙한 진보이거나 저급한 보수였다. 유난히도 둘로 갈라지는 이슈가 많은 2020년. 당신은 어느쪽에 한 표를 던질까 궁금해진다.

위선을 벗어던진 솔직함일까?  발랑 까진 B급 감성일까?

* 카디 비Cardi B: 현재 미국에서 제일 쎈 언니인 카디 비의 삶은 한 편의 독한 영화와 같다. 슬럼가 브롱스에서 태어나 16세에 갱단 멤버가 되었고 생계을 위해 19살 부터 스트리퍼 일을 했다. 데뷔한 이래 냈던 많은 곡들이 여성의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방적인 성격탓에 데뷔 이전 스트리퍼의 생활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한다.  스트리퍼 생활로 집 자동차를 사고 치아를 교정했으며 가수로 데뷔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카디 비는 한국음식을 좋아해 가끔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트월킹Twerking:
일명 엉덩이 털기춤. 몸을 낮춰 웅크린 채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격하게 추는 춤. 관객에게 성적인 흥분을 유도하거나 웃음을 주기 위하여 리듬에 맞춰 엉덩이 부분을 흔들어 대는 동작.
꼭 서서 추는것이 아닌 앉아서, 엎드려서, 반만 앉아서 엉덩이를 흔드는것 모두 트월킹이다. twist와  jerk의 혼합어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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