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은 쌍팔년도 서부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다. 정의감이 넘치는 건맨이 아니라 현상금에 목숨 거는 총잡이들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 말이다. 때아닌 2020년에 서부나 동부나 석양이건 벌건 대낮이건 무법자들이 넘쳐난다. 겁난다 이건 뭐 ‘황야의 무법자’가 따로 없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영화 음악을 만든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낙상 사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카로니 웨스턴 영화가 유행 했을때 , 이런 농담도 있었다. “양식집에서 가서 함박스텍을 시켰는데 웨이츄레스가 밥으로 하시겠어요? 라이스로 하시겠어요? 묻길래  함박엔 라이스지 라 했지”. 미제는 무조건 좋았다. 그 당시 미국은 우리 모두의 동경의 대상이였다.

스파게티 서부영화의 3종 세트라 불리우는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 3편 모두 클린트 이스트 우드 주연으로 그는 오른쪽에 시가를 물고 질겅질겅 씹으며 왼쪽으로 보내는, 요즘 애들 말로 카리스마 쩔었다. 거북선 담배 물고 흉내낸 남자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황량한 광야에  허무한 먼지 바람을 가르고 울려 퍼지는 종소리, 말발굽소리 기타소리. 그리고  휘파람소리. 세 편 모두에서 나오는 고독틱한 방랑의 휘파람 소리가 이 OST들의 별미. 변변찮은 제작비 탓에 대규모 관현악단 대신 휘파람, 총격 소리, 전기기타 등을 리드미컬하게 활용했다는데 그게 대박이다.

엔리꼬네 옹의 별세소식에 찾아서 듣는 마카로니 웨스튼 영화 음악. 현상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영화 속 서부 사나이들의 행각이 지금 편먹고 시가 대신 마스크를 쓰고 – 안 쓴 이상한 놈들도 있다 – 선을 넘는 녀석들과 오버랩이 된다.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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