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그런가, 속시원히 옛날 처럼 자유롭지 못해서 그런가, 아님 정치적인 이슈들의 뜨거움때문 일까 ? 유난히 덥고 텁텁하다. 그래서 눈이 시원해지는 영화 뭐 없나 하다가 찾아서 본 영화 “The Light between Oceans”.

아일랜드의 어느 무인도 등대지기와 그의 부인이 2번의 유산 후 운명처럼 파도에 떠내려온 아기를 키워가던 중, 수년 후 친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내린 선택으로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  뉴질랜드 쿡해협에서 촬영했다는 이 영화는 흥행면에서나 비평가들의 평에서나 그리 좋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아니다.

“삶이란 절대 믿을 수 없는 것, 한 손으로 내어주는 척하면서 다른 손으로 빼앗아가는 것.”  이라는 말처럼 영화는  무료하게 고요한 바다와 광풍과 합세한 거대한 고독 두개의 바다를 보여준다. 야누스 섬의 이름처럼. 그런데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건 배우나 바다 등대 풍경이 아니다. 내 관심을 끈 것은 톰과 아자벨의 사랑이 시작될때 연애편지를 주고 받는 장면이다.

인생은 그 때가 제일 좋은 것 같다. 기다림이 있는 설레임, 순수한 격정, 주저하지 않는 용기.  나이를 먹으니까 이런게 없어 진다. 영화속의 바다처럼 때론 고요하게, 예쁘게, 평화롭게 ,거칠게 또는 거센 미친 파도 같은 시련이 여러번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것들을 보면서 많이 무뎌진 걸까?.


자! 당신 소실적의 연애세포를 건드려….줄지는 모르겠으나 이 영화의 연애편지 대사를 아래에 옮겨 놓았다.
대사도 들어보세요.

이자벨에게
매일 낮 그리고 매일 밤. 바다를 바라볼 때마다 그 부두에 서있는  당신을 떠올립니다.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과 당신의 말을 생각해보니 당신 말이 옳더군요. 난 너무 오래 죽음에 둘러싸여 있어서 무감해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야누스로 온 것 같아요. 이곳에선 아무도 해칠 수 없고 오로지 등대만 책임지면 되니까. 세상에 대한 미련도 모두 사라져가요. 그런데 생기 넘치는 당신의 존재가 날 두렵게 합니다. 나의 어두움으로 그늘지게 하기엔 너무나도 밝은 영혼이죠.  그렇지만 당신 생각이 멈춰지질 않습니다. 당신 덕에 다시금 감정을 느끼게 됐어요. 당신께 감사합니다. 영원히 고마운 마음을 간직할게요. 당신의 톰이”

Dearest Isabel.
Each day and each night when I look out across the ocean.I try to see you standing on the pier. I’ve been thinking about our time together, and what you said. You were right. I’ve been around so much death for so long, that it has made me numb. I suppose that’s why I came to Janus because out here there is no one to hurt.Out here, I am only responsible for the light. For many years, everything I touched would fade away. And you are so full of life it scares me. Isabel. A parcel! I admire your spirit too much to let it be clouded by my darkness. From Tom.

톰에게
당신의 아름다운 편지 잘받았어요. 고마워요 마음을 열어줘서 힘든 일이란 거 알아요. 나도 상실의 아픔을 잘 알아요. 하지만 우린 삶을 이어가야 하니까요. 여전히 당신 마음속엔 등대가 하나 있어요. 내가 봤어요. 그곳 하늘의 별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등대
Dearest Tom.
I’ve received your beautiful letter. Thank you.Thank you for opening up to me. I know how hard that must be for you. I also know how hard it is to have lost. But we all have to get on with life. And you still have a light inside of you. I’ve seen it. And it shines just as bright as the stars in your sky.

이자벨,난 말재주가 없는 사람이에요. 내 감정을 털어놔도 괜찮단 걸 몰랐죠. 이제는 말할 게요. 내 섬과 내 삶을 보여주고 싶어요. 내게 와준다면 평생 보살펴줄게요. 그리고 최선을 다해 좋은 남편이 되겠습니다. 나만큼 야누스가 마음에 들길 빌어요.
Isabel, I’m not too good with words. Never have been. I guess I never knew it was all right to talk about the things I felt. So, here it goes, I’d love to show you my island and my life. And if you do decide to come, I promise I will take care of you always. And I’ll do my very best to be a good husband. I hope you will like Janusas much as I do.

톰,처음 본 순간부터 편안함이 느껴졌어요. 그후로 당신과 함께할 나날을 꿈꿨죠. 함께 가정을 꾸릴 나날들. 과거의 고통에서 해방될 나날들. 그러니까 청혼했던 내마음이 그대로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 네 예요. 네 천 번도 더 대답할게요.
Tom, when I first saw you, I felt like I knew you, and I couldn’t stop seeing my life with you. And building a family together. One that isn’t stuck In the pain of the past. It’s very pretty. And so, if you’re asking me if my proposition still stands… then my answer is “yes.” “Yes. A thousand times, yes.”

감독: 데릭 시엔프랜스Derek Cianfrance
출연 : 마이클 패스벤더Michael Fassbender, 알리시아 비칸데르 Alicia Vikander
개봉:2016년 9월
촬영지: 뉴질랜드 .등대는 ‘Cape Campbell Lighthouse’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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