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좋아하는 후배가 뉴저지 키포트Keyport 에서  잡은 18인치 광어 사진을 보내왔다.  광어 낚시는 대개 9월 15일이면 끝나는데 그 전에 한마리 건져 올린것이다.  지난 주에 벨마belmar 에서는 ‘꽝” 이였는데 오늘은 날씨처럼 광어가 잘 따라 와 주었나 보다.

광어는 눈과 입은 왼쪽으로 한참 몰려 있고, 눈알은 밖으로 불쑥 튀어 나왔으며, 입은 또 한쪽으로 비뚤어져 있어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으스스한 비호감 외모다. 광어의 기괴한 모습은 덩치로는 깜도 안되는 멸치에게 두들겨 맞아서 그랬다는데..

삘릴리~~~ 옛날 옛적에  삼천살 먹은 멸치가 살고 있었다. 바다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멸치의 소원은 용이 되어 승천하는것.  그러던 어느날 멸치가 꿈을 꾸었다,  하늘로 올라갔다가 땅으로 내려 왔다가 구름이 끼였다가 비가 오다가 눈이 오는 괴상한 꿈이었다. 삼천 년 평생에 처음 꾸어보는 희한 꿈이였다. 멸치는 새우를 시켜 광어를 데리고 오게 했다. 그리고 바다동네에서 박식하기로 소문난 광어에게 해몽을 부탁했다.

멸치의 꿈은 흉몽이였다. ‘멸치 주제에 용이 가당키나 해? 꿈 깨라 이 영감아!’ 하고 싶었지만 성질 더러운 멸치에게 사실 대로 말하면 쥐어 터질까봐 거짓말을 했다.

” 하늘에 올라 갔다가 땅에 내려 왔다가 하는 것은 용 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고, 비가 왔다가 눈이 왔다가 구름이 끼었다가 하는 것은 용이 부리는 조화이니, 이제 곧 영감은 용이 되어 승천할 것입니다.”

용이 되는 꿈이라는 말에 멸치는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그리고 광어에게 특별히 진수성찬을 대접했다, 이것을 본 새우는 심통이 났다. 바다 저 멀리 바닥 까지 내려가 광어를 데리고 온 자기를 본채만채 하는게 괘씸했다. 게다가 새우의 할아버지도 같은 꿈을 꾸고 얼마후에 돌아 가셨기 때문에 나쁜꿈 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화가 난 새우는 멸치 곁으로 가서 빈정 거렸다.

“용꿈은 개뿔, 흉몽이다 흉몽. 하늘에 갔다가 땅에 오는 것은 낚시에 걸려서 솟았다가 떨어지는 것이고, 구름이 낀 것은 숯불이 타서 연기가 나는 것이고, 눈이 오는 것은 소금을 뿌리는 거예요. 비가 오는 것은 냄비에 물이 부어지는 것이고! ”

그 뒤는 어떻게 됐을까? 술에 흥건히 취한 덩치 큰 광어는  졸지에 어펏컷! 라이트훅! 정신없이 얻어맞아 두 눈은 왼쪽으로 휙 돌아가고 눈은 밤탱이 입술은 안젤리나 졸리도 놀라게 벌겋게 부어 올랐다.

광어의 엉망이 된 몰골을 본 새우는 너무 웃다가 허리가 바싹 꼬부라졌다나.


낚시광이나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좌광우도’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광어 눈은 왼쪽, 도다리 가자미 눈은 오른쪽 이라는 말. 얘네들도 태어날 때는 보통 물고기 눈 이였는데 물의 바닥에 누워서 모래 등에 숨어 지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진화로 눈이 한쪽으로 이동 했다고 한다. 그래도 볼 건 다 본다. 눈이 툭어 나온 덕분에 몸을 돌리지 않아도 앞 뒤 위 아래 눈알만 굴리면 된다.

우리도 어魚안렌즈 같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굳이 공부하거나 경험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는 시대에 산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음식부터 취미 정치 영화 소개 까지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사실이 ‘너네들의 편견‘에 맞추어 재단 되어 끼리끼리 파벌적 분위기를 띠는 느낌이다. 선거가 가까워질 수록 더 극단을 향해 간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려.

그래서 한 참 보다 보면 내 눈이 가자미 눈이 되거나  멸치 눈치보는 광어 눈이 된다.


Marino Marini / Don Ciccio O Piscatore : 마리노마리니는 이탈리아의 4중창단. 강병철과 삼태기가 ‘낚시터의 즐거움’이란 제목으로 번안해서 불렀다. “맑게 개인 아침 낚시대를 메고 차박차박….첫번 고기 잡아 구워서 디기디기..”Don Ciccio O Piscatore의 뜻은 오! 즐거운 어부.


송창식 윤형주/ 숭어: ” 맑은 시냇물에서 송어 낚시를 한다’는 내용의 슈페르트 가곡. 숭어냐 송어냐 논란을 일으켰던 제목이기도 하다. 번역 오류로 숭어로 표기가 된 곡이 많다. 슈베르트는 가곡 송어를 만들고 몇 년 뒤 이 작품의 변주곡으로 피아노 5중주를 작곡했다.


첼리스트 자클린 뒤프레와 친구들이 연주하는 슈베르트 ‘송어(The Trout)’ 제4악장 ‘안단티노(Andantino)’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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