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아는사람“이 세상을 버렸다. 그의 47번째 여름에. 예능계통에 탈렌트가 있어서 방송국 행사 때나 한인 사회 모임에서 종종 부딪치던 “아는 사람” 이였다. “안녕하세요? 오랫만이네요. 별일 없죠? 여전히 바쁘시네요.”정도의 말을 주곤 받던, 그러니까 잘 아는 사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모르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알고 지낸 세월이 꽤 되는 그냥 ‘아는 사람’이였다. 사회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비보를 받은 부모는 얼마나 착한 아들이였는데 얼마나 명랑한 아들인데 그럴리가 없다고를 반복하셨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앞으로의 희망이 없었으면 저런 선택을 했을까? 그는 왜 그렇게 독한 방법으로 삶을 끊어 냈을까? 멍하게 안타까웠다.

정신과 전문의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일상에 변화를 보인다는데, 만남이 제한된 쿼런틴 기간이라 주변인들이 눈치를 채지 못했을까? 아니면 특별한 친구없이 나처럼 그냥 ‘아는사람’만 많았던걸까.

 
(자살 2주전에 그렸다는 빈센트 반 고흐의 ‘밀밭 까마귀”)

아프리카의 어느부족은 우울할때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본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노래한 것은 언제 인가?
마지막으로 춤춘것은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것은 언제 인가?
마지막으로 고요히 앉아 있었던것은 언제였나?

어제는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된 후배가 바쁘지 않은 월요일이 적응 안된다고 카톡을 보내왔다. 코로나 때문에 실직하고 이주하고 사망하는 ‘아는 사람’과 ‘잘 아는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나간다. 코로나와 상관없이 스스로 사라지는 이도 있다.

또다시 무더위가 찾아온 뉴욕.  에어콘 없이 여름을 나는 아프리카 부족의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본다.

마지막으로 단짝 친구와 식당을 가본게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스스럼 없는 친구와 노래방에 “얄미운사랑”을 부른게 언제 인가?
마지막으로 동생의 말을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들어준것은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고요히 같이 앉아 있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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