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짧고도 강렬한 문구는 2003년, SF열풍을 일으킨 영화 <매트릭스>의 후속편 <매트릭스 2: 리로디드>개봉 당시 한국에서 사용한 광고 문구였다. 이후, 이 문구는 영화 홍보는 물론 일반 예능 프로그램 부터 일상대화에 까지 영역을 넓히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도구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이상’ 대신 ‘이하’를 사용하기도 한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를 보게 될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한 이후, 이상 혹은 이하 문구가  딱!인 현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날마다 기록을 깬 엄청난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 폭도들의 백악관 난입, 거기에 날씨 까지 숟가락을 얹었다.

2월 1일에 내린 폭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엄청난 양의 눈을 쏟아 부었다.  거의 날마다 내리는 눈눈눈 추추추위. 오죽하면 2월의 화물열차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Freight Train’ Snowstorm Taking Aim at the East(뉴욕타임즈)

사막의 주  텍사스에도 폭설이 내렸다. 눈소식 보다 더 놀란 것은  에너지 독립주라 자찬 하던 곳의 대규모 정전이다.  내가 알고 있던 상식, 고정관념이 얼음판에서 여지없이 미끄러지고 만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최악을 경험하게 만드는 팬데믹시대 에도 절기는 절뚝거리지 않는다.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에 또 눈이 내린다.  가볍게 4-8인치 정도?. 이제는 비교적 익숙해진 홀로움을 즐기며 ‘명랑한 은둔자’를 읽는다. 그리고 아래 문장들에 밑줄을 치고 큰소리로 한번 더 읽는다.

‘혼자 방에 앉아 있으면서도 초조해지지 않는 것, 연애의 틀 밖에서도 안락과 위로와 안정을 얻을 수 있다고 느끼는 것, 내가 가진 자원만으로도- 나라는 사람, 내가 하는 선택만으로도- 고독의 어두운 복도를 끝까지 걸어서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고독이 얼마나 쉽게 고립으로 변하는지, 마음을 달래던 자족감이 얼마나 쉽게 소격감으로 대체되는지, 일단 세상에서 한발 물러나고 나면 도로 돌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마치 어쩌다 외계의 궤도에 진입해버렸는데 아무리 해도 정상적인 궤도로, 인간의 궤도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 처럼 . 고독은 평화와 고요를 키우는 일이다. 하지만 고립은 두려움에 굴복하는 일이고 우리가 두려움에 더 많이 굴복 할수록 우리를 붙잡은 그것의 손아귀 힘은 더 세진다. 그래서 우리는 더 물러나고, 혼자라도 완벽하게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합리화 하기 시작한다’

외로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말 걸 사람이 아무도 없는 파티에 있을 때 느껴지는 단절의 외로움도 있고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을 때 찾아드는 그리움의 외로움도 있고사람과 접촉하지 않은 채 내리 몇 시간이나 며칠을 보내면 생겨나는 고립의 외로움도 있다그런데 내가 제일 잘 아는 외로움은 일요일 오전의 그리움이다이것은 종종 사전 경고도 그럴 만한 이유도 없이 마음속에서 솟아나는 듯한 외로움이다.’

우리는 늙고 아픈 사람들을 (그리고 대체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머릿속에서 훨씬 더 쉽게 지워버린다. 노화는 추할 수 있다. 아주 협소하게 정의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숭배하는 문화에서는 특히 더 그렇게 느껴진다.’

‘우리는 모두 나이 들수록 삶이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 더 쉬워진다는 신화를 믿으며 자라는데, 나이 드는 부모의 모습만큼 그 믿음이 사실이 아님을 잘 보여주는 것은 많지 않다. 실제로는 우리가 나이 들수록 잃은 것이 많아진다. 점점 더 크고 버거운 과제가 나타난다. 실수를 되돌리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부모의 죽음을 생각해 보는 일이 겁나는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눈은 내리지만 산 같이 쌓였던 눈높이는 많이 낮아졌다.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기왕 오는 봄이면 이런 모습으로 왔으면 좋겠다. ” 역대급 봄 꽃 스타들로 꾸며진 스프링 쇼! 무엇을 상상하든 당신은 그 이상의 자유로운 봄나들이를 하게 될 것 이다. “

봄을 기다리며 맛보기로 골라본 봄 감성곡들


Pink Martini / Je Ne T’aime Plus : 제목은  난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아 이지만 노래는 ‘그리고 우리는 연인이 될거야’로 끝난다. 듣고 있으면 그냥 같은.


아이유 / 마음을 드려요: 아이유는 목소리가 그냥 봄 이다.
Spring Song 무언가 中/Mendelssohn : 이렇게 말이 필요없이 아름다운 봄이 흘러 왔으면 좋겠다. 그냥.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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