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복을 입지 않는다. 내복은 고사하고 독한 추위에도 A라인 스커트에 펌프구두를 신는다. 그래서 젊은시절에 엄마에게 야단께나 맞았다. 멋부리다가 얼어죽는다고.

얼어죽지는 않았지만 감기는 자주 걸렸다. 따끈한 콩나물국을 끊여주시면서 엄마는 꼭 한마디 하셨다. ‘엄마 말 안듣더니 고 쌤통이다‘.

심술 궂은 제목의 쌤통의 심리학(Joy of pain. Richard Smith 심리학자 저)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일어로 ‘샤덴(Schaden)’은 손해, ‘프로이데(Freude)’는 기쁨을 뜻한다. 이 둘을 합친 단어가 바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다. 다른 이에게 손해가 생겼을 때 기뻐한다는 의미다.

유명 정치인의 추문, 잘나가던 연예인의 몰락, 라이벌의 실수. 얄미운 친구의 사사로운 불행. 이런 일이 생기면 아휴, 어쩌다 이렇게 됐대? 쯧쯧. I’m so sorry.힘들겠다.” 낙심한 사람을 위로 해주는 데 코평수가 자꾸 넓어져서 표정관리를 해야 할 때가 있다.

“ 난 그런 사람 아냐”라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심리학자 리처드 H. 스미스는 단언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 감정을 타고나며 평생토록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무덤까지 가져간다는 것.

인간은 기쁨도 불쾌함도, 행복도 분노도 느낄 수 있는 존재이며 쌤통 심리는 인간이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라는 것이다.

쌤통 심리의 밑바닥에는 질투가 도사리고 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상대가 자신보다 뛰어나서 질투 난다는 사실을 직시하기보다, 그를 싫어하는 합리적인 ‘변명거리’를 만드는 데 애쓴다는 것이다.

“부모덕에 잘살면서 사람들을 개무시하네. 걘 좀 당해봐야 해.” “얼굴만 믿고 쉽게 인생 살려고 하네.” “돈 앞에서 친구고 뭐고 안면 깔더니 그럴 줄 알았어.

잘난척 하거나 위선적 이거나 능수능란 하게 법망을 피해가던 사람이 벌을 받으면 정당하게 느껴진다. 그 벌이 아주 심각한 비극이 아니라 그냥 불운일 경우 샤덴 프로이데를 맛본다.

대선을 30여일 앞두고 말 많고 적 많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뉴스가 오늘 세계의 해드라인이다.

놀람과 걱정 그리고 ‘ 조속한 쾌유를 바란다’ 라고 말하는 한편 ‘내 그럴줄 알았다’ ‘마스크 안쓰고 다니더니” 꼴 좋네. 저 인간은 걸려도 싸. 고거 쌤통이다. 등 그의 코로나 양성반응에 꿀잼 관전평들을 날리고 있다.

코로나로 낙제 점수를 받고 있는 미국이 갈때 까지 갔다는 불안이 훅 들어왔다. 대통령도 코로나로 부터 지키지 못했는데 시민들은 어떻게 보호할 것 인가..생각하니 심통이 난다.

지지 하지 않는 사람이 나쁜 상황에 놓였으니 사이다 쌤통 일 수 있겠으나  세상의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는 법. 지금 이 상황에서 너무 해대면 사람이 정말 못되진다, 무엇보다  당신과 나의 가족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미국이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겠는가?.
(오늘의 선곡) – 테스형도 인간이니 쌤통의 고소한 맛을 느껴봤겠지?


나훈아 / 테스형: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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