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에 덜컥 여름이 습격했다.
가을이므로, 아니 내내 가을 같아서
세탁소에 보내려고 한 곳에 모아 두었던 린넨 치마를 다시 꺼내 입었다.

나는 서있는데 그대로 계속 앉아 있던 린넨 치마
나는 서있는데 무릎이 앞으로 쑥 나와 있던 린넨바지
나는 팔을 폈는데 곡괭이처럼 팔꿈치가 남아있던 린넨셔츠 처럼

18년이나 지났는데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것들이 그대로 거기에 있다.

Author 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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